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주연
안도 사쿠라
쿠로가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관람평
중반부터는 시점이 전환된 소설을 읽는 기분이었다.
엄마의 입장에서 의심스러웠던 미나토의 행동들이 의심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보여졌던 것 같아서 서글펐다. 감독이 보여주려는 장면을 눈에 담으면서도 반전이 있지 않을까 의심하며 시청하게 되는 스토리다.
시점 전환에 따른 장면해설
- 갑자리 머리를 자르는 장면 > 아마 요리가 미나토의 머리카락을 만질 때 어떤 감정을 느꼈기 때문에 자신을 부정하는 마음에 자르지 않았을까 싶다.
- 미나토의 보온병에 들어있던 흙 > 요리가 고양이를 보내줘야 한다며 산 속에서 화장하려고 불을 붙이자 그걸 진압하기 위해 흙물을 보온병으로 퍼내서 그런 것.
- 미나토의 신발 한 쪽이 사라지고 난 후 요리의 집에서 미나토의 한 쪽 신발을 발견한 엄마
>아이들의 장난으로 신발을 잃어버린 요리에게 자신의 신발 한 쪽을 건넨 미나토.
한 쪽 발로 신나게 폴짝폴짝 뛰어가는 둘.
요리의 집에 미나토의 엄마가 왔을 때 요리가 반겨주는 것도.. 아무 의도가 없었다.
나중에 요리와 미나토 사이를 알고나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 지하터널에서 발견된 미나토
>미나토는 요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미나토 엄마의 뒤로 요리가 불빛을 흔드는 게 보인다.
미나토 엄마의 등장으로 요리는 뒤돌아 가버린다.
(이 때도 미나토는 표면적으로는 요리를 거부했기 때문에 아는 체 하지 못했다.. 친구라면 그냥 같이 집으로 돌아가도 될텐데)
미나토가 차에서 뛰어내리는 이유도 요리를 다시 만나러 가기 위해서였다.
호시카와 요리
- 요리 좀 그만 괴롭혀.
넘어져도, 책상에 쓰레기를 얹어도, 물감을 뿌려도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려고 동요하지 않는 요리때문에 보는 내가 더 가슴이 미어졌다.
- 미나토가 교실에서 요리를 외면했지만 요리가 난처한 상황에 처하자 직접적으로 돕지는 못하고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친구들의 물건을 집어 던지며 난동을 피운다. 요리는 미나토가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알고 있기에 미소짓는다. 하교 후 요리는 맨홀 뚜껑 위에 엎드려 고양이 소리를 듣다가 따라 엎드린 미나토에게 장난이라며 한 방 먹인다. 미나토는 오늘 일을 사과하고 요리도 사과를 받아들인다. 이 후 미나토의 신발을 한 쪽씩 나눠 신고 총총 뛰어가는 둘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 미나토는 계속해서 요리를 부정하고 요리는 그런 미나토를 참아낸다. 나는 요리 역의 배우가 아역인데도 참 표정 연기를.. 사람 마음 다 찢어놓을 정도로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역 자체도 내가 가장 연민을 느끼는 역할이었다. 자신의 슬픔을 내보이지 않는 이들 앞에서는 늘 내가 대신 슬픔을 짊어지게 된다.
극 중 괴물 맞추기 놀이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나무늘보를 맞춰야 하는 미나토에게
'당신은 엄청난 기술을 가지고 있어요.'
'당신은 적에게 공격당했을 때 온 몸의 힘을 다 빼고 포기합니다.'
라고 설명하는 요리.
'그게 무슨 기술이야?' - 미나토
'아무것도 안 느끼려 하지.' - 요리
그 말을 듣고서 미나토가
'나는 호시카와 요리입니까?' 라고 말한다.
이 다음 요리 역 표정연기 미쳤음..
이 장면에서 미나토와 요리가 얼마나 강한 교감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요리의 마음을 알고있는 미나토.
요리는 대체 얼마나 참으며 산 것일까.
성 지향성이 다른 것을 병으로 치부하고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
가장 단단한 울타리가 되어줘야 할 가족이 자신을 부정하는 게 얼마나 괴로울까.
요리가 나오는 모든 장면에서 요리는 늘 참아낸다.
요리가 할머니 댁에 가야 한다며 전학이야기를 미나토에게 하고선 미나토의 반응을 보는데 미나토는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아무 말없이 다시 바닥을 보는 요리.
넘어져서 다친 자신의 발을 붙잡고 괜찮은지 섬세하며 살펴 보면서도 미나토는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미나토는 '아버지에게 버림 받았네. 웃기다.' 라며 말실수를 하게 되고 내뱉자마자 곧바로 요리에게 다가가며 사과한다.
요리는 그 와중에 화나지 않았다며 미나토를 다독이고 서로 눈빛으로 감정을 교류하지만
아직 자신의 마음을 인정할 수 없는 미나토는 요리를 밀치고 달아나버린다.
결말
- 요리와 미나토가 요리의 글처럼 품종개량될 필요없이 새로 태어날 필요없이 잘 살아가기를 바란다. 둘이 뛰어가는 그 세상이 변한 세상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다른 인물들
호리 선생님
-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미나토도 요리도 착한 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
교장 선생님
- 남편이 손녀를 죽였다고 말했지만 범인은 본인인듯하다.
그렇게 사건을 조작했음에도 답답한 마음은 여전해 미나토와 트럼펫을 불며 그 마음을 해소하려 한다.
[초반에 학생 한 명이 위층에서 나는 트럼펫 소리에 위를 쳐다보는 장면이 나온다. 어느 장면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 계속 미루다 드디어 시청했는데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내 취향인 건 어쩔 수 없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어느 가족, 괴물 세 작품 모두 꽤 긴 여운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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